문제 있는 레코드 - 슈베르트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Tedious

License

Hall of Shame

English

* 문제 있는 레코드

4. 슈베르트

1) 교향곡 8번 '미완성', D.759(+베버, 리스트, 멘델스존 외)

- 푸르트뱅글러/빈 필하모닉
- 녹음 ; 1950.1, 빈
- EMI CHS 5 66770 2(3CDs)

(75kb) ; 2악장의 시작 부분

    이 '미완성' 녹음의 연주 시간에 대해서는 HS-2088 항에서 전에 발매되었던 본사 음반과 HS-2088의 음반을 비교하면서 설명했다. EMI 본사에서는 이 녹음이 모차르트 40번 교향곡과 붙은 낱장 CD를 폐반시킨 후 1998년에 3장 세트로 푸르트뱅글러의 관현악곡 소품들과 모두 합쳐 발매했으며, 여기에는 지금까지 CD로 구하기 힘들었던 것이 많아 그의 팬들에게는 아주 좋은 재발매 기획인데, 그 중 공교롭게도 '미완성'에 매우 큰 문제가 있다(모차르트 40번에도 커즌의 브람스 레코드처럼 악장의 앞 부분이 약간 잘리는 등 문제가 있지만, 슈베르트에만 집중하기로 하자).
    내가 세트 안의 연주 시간을 점검했더니 정말 이상한 일이 있었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이 세트에서는 연주 시간이 매우 이상하다. 1악장이 확실히 전의 낱장보다 음질은 더 나은데, 연주 시간이 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던 HS-2088 발매보다도 10초가 더 길어졌다(CD 해설서에 있는 시간은 11:37인데, 실제 연주 시간은 11:31 정도다). 이것은 처음 본사 낱장 CD보다는 무려 20초 가까이 길어진 셈이다. 이 세 소스 중에 어느 편을 옳다고 해야 할지 나도 헷갈린다.
    더 심한 문제는 2악장이다. 알고 보니 2악장의 연주 시간이 이렇게 짧은 이유는, 놀랍게도 악장의 첫 4분 정도가 잘려나간 때문이었다. 그냥 봐 주기에는 너무 엄청난 실수 아닌가? 이 음반의 복각 프로듀서 앤드류 월터(Andrew Walter)는 믿을 만한 사람인데, 이번에는 정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고밖에 볼 수 없다.
    EMI에 묻고 싶다. 왜 재발매하면서 이런 없던 문제를 만들어야만 하는가?

◀ 지금은 폐반된 낱장 CD의 표지

▼ 본사의 낱장과 이번 세트, HS-2088의 연주 시간을 비교한 표

Movement	1st	2nd
Int'l version(old single)	11:13	11:50
Int'l version(new set)	11:31	8:07
Toshiba HS-2088	11:21	12:00

< 독자의 의견 >

일본의 음악 팬 가토 유키히로 씨가 보내 온 메일이다.

It was the same when this CD(CHS 5 66770 2) was put on the market in Japan first. But, it became collection soon because it was a rejected article. After a short time, the CD which a problem won't be in next time was sold. An error is not in the CD which I have. Incidentally, the performance time of this movement is 11 minutes 38 seconds.
It may be able to be distinguished in central matrix number of the CD. Isn't the CD which you have "1." ?

1. error CD : EMI UDEN 5667722 @ 1
2. no error CD (I have) : EMI UDEN 5667722 @ 2

내 CD를 보니 ' @ 1' 이었다. 이에 따르면 EMI가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했다는 말이다. 그래도 아직 문제점은 남아 있다. 첫째, 우리 나라에서는 이 CD를 산 사람이 나 하나 뿐이라는 말인가? 둘째,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에서 소위 '시작 부분 약간 잘라먹기'의 문제가 해결됐을까 하는 의심이고, 마지막으로는 위 메일에 미완성 2악장의 수정된 연주 시간이 11분 38초라는 것이다. EMI 본사 발매 옛 낱장과 수정된 세트의 연주 시간을 비교하면, 새 세트의 1악장은 연주 시간이 약 18초 길다. 이 문제가 오리지날 테이프나 78회전 음반의 회전수 때문에 생겼다면, 마땅히 새 세트의 2악장도 연주 시간이 더 길어야만 한다. 그런데 11분 38초라면 오히려 12초나 더 짧아진 셈이다. 한 마디로, 말이 안 된다. 연주 시간은 곧 피치(pitch)와 관계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푸르트뱅글러의 다른 곡 연주들이 궁금해서 이 CD를 사시겠다는 분께서는, '미완성' 2악장의 연주 시간이 11분 38초인지 8분 7초인지 돈을 지불하기 전에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날라간 4분을 찾아야 할 것 아닌가?

2) 피아노 5중주곡 A장조 D.667, '송어'

- 바두라-스코다(p)/빈 콘체르트하우스 4중주단 단원, 헤르만(cb) (1∼5섹터, 모노랄)
바두라-스코다(p)/바릴리 4중주단 단원, 륌(cb) (6∼10섹터, 스테레오)
- 녹음 ; 1950(콘체르트하우스 연주) & 1958(바릴리 연주), 빈
- Westminster-MCA MVCW-19001(Japanese)
- 기고 ; 고전음악, 제 3호(1996.11)

   이 음반은 한 CD에 같은 곡이 다른 녹음으로 두 번 들어있는 아주 재미있는 레코드다. 부드러운 아름다움을 잘 담아 놓은, (녹음 연도를 감안하면) 음질이나 연주나 상당히 좋은 음반인데, 귀에 거슬리는 테이프 편집 오류가 몇 군데 있다.
   섹터 1의 연주 시간 50초 정도의 부분을 살펴보자. 29마디의 네 번째 8분음표가 없어졌다. 얼핏 들어서는 금방 알기가 힘든데, 잘 들어보면 분명히 반 박자(8분음표 하나)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실수는 이 뿐이 아니다. 역시 1 섹터의 연주 시간 3분 43초 부근에서는(135마디) 현과 피아노가 동시에 나와야 하는데 피아노가 반 박자 정도 늦게 들어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여기는 너무 분명하게 들려서 굳이 악보를 볼 필요도 없을 정도이다. (다음 realaudio file ; trout-2.rm, 46kb) 섹터 1(1악장)에서는 제시부를 반복하는데, 반복할 때는 이런 실수가 없으니 반복될 때 주의깊게 들어 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5∼10 섹터에 있는 바릴리 4중주단과 연주한 스테레오 녹음은 어떤가? 큰 실수는 없었으나, 3악장(8섹터)의 연주 시간 1분 52초 정도에서(111마디) 이상한 꽤 큰 잡음이 들어가 있다. 이것도 편집 실수인지 잘 모르겠다. 한 곡이 같은 CD에 두 번이나 들어가 있는데도, 실수가 두 부분에 모두 있는 정말 희귀한(?) CD이다.

(60kb)
* 1악장, 26~29마디

3)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 D.821(+베토벤; 첼로 소나타 외)

- 포이어만(vc), 무어(p)
- 녹음 ; 1937.6, 런던
- EMI CDH 7 64250 2

첼리스트 에마누엘 포이어만(Emanuel Feuermann, 1902~42)은 카잘스보다도 더 뛰어나다는 말을 들었으나, 복막염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불운한 첼리스트다. 그가 SP에 남긴 유산은 하이든의 D장조 협주곡을 비롯하여 EMI와 RCA에 몇 종류가 있으나, SP 시대에 압도적이었던 카잘스의 그늘에 가려 레코드로 듣는 한에서는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못한 점이 없지 않다. 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첼로를 바이올린처럼 쉽게 다루던 그의 능력이 잘 살아난 명품인데, 내가 전에 하이든 협주곡 때문에 샀던 EMI Références LP 2C 051-43372(오른쪽 이미지)와 비교하면 불행히도 EMI 본사의 CD에는 두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처음 이 CD를 틀면, LP에 비해 SP의 표면 잡음(surface noise)이 상당히 크게 들린다. 1937년 정도면 복각이 잘 된 음반들은 표면 잡음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은데(피셔의 바흐 음반에서 환상곡과 푸가 a단조 BWV.904도 1937년의 녹음인데 표면 잡음이 거의 안 들린다), LP 매스터에서 noise filtering을 하여 잡음이 줄었을지도 모르므로 일단 논외로 하자. 진짜 이상한 것은 1악장의 연주 시간 3:25의 부분(제 101마디)인데, 아래 악보대로라면 쉼표가 전혀 없어야 할 곳에서 거의 한 마디를 늘려 놓았다는 점이다. 아래 악보의 mf가 붙은 F 화음 다음에 약 3초를 완전히 쉬고, 같은 화음부터 다시 들어가는 식으로 CD에서 연주하고 있다.

(75kb)
▲ 제 1악장, 99~101마디. mf가 있는 마디가 101마디이다.

없는 쉼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제르킨과 부시 4중주단의 브람스 피아노 4중주곡 1번의 오류와 유사한데, 그래도 그 뒤에 음높이가 떨어지지 않으므로 전자보다는 약간 낫지만(?) 말도 안 되는 실수임에는 분명하다. 연주 시간으로 보아 첫째 SP면이 끝날 때 쯤인데, LP에는 이런 문제가 전혀 없으므로 CD를 만들 때 이어붙이기를 잘못한 것이다.

Tedious

Created ; 12th Aug. 2000
Last Update ; 5th Jan. 2004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