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다의 슈베르트 즉흥곡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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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즉흥곡 D.899, 935
  녹음: 무직페라인잘, 빈, 1996년 9월
  Philips DP 4672(456 245-2)

Contributed in Audio & Records, p.208, Nov. 1997
Partly Corrected on May 2001

나는 우치다의 녹음은 모차르트의 협주곡 20번(Philips 434 164-2)을 들었을 뿐인데, 여기서 우치다는 충분한 음량(volume)을 낼 수 있는데도, 특히 주제 부분에서는 일부러 많이 억제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때문에 경과부에서는 안 그렇다가도 주제가 나타날 때마다 평면적으로 들리는데, 음색과 음량의 여유가 있는 이 피아니스트가 왜 이렇게 연주하는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녹음을 들어 본 결과부터 말한다면, 불행히도 즉흥곡 녹음에서도 우치다는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가장 납득하기 어려웠던 점은 템포이다. 많은 프레이즈의 끝에서 템포를 늘어뜨리는데, 대부분 어색하다. D.935-3의 변주곡 중 제 4변주의 후반에서는 두 마디마다 템포가 너무 심하게 느려져 결국 두 마디마다 흐름이 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템포 변화로 흐름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주 신중해야 하며, 그렇게만 사용한다면 효과는 아주 훌륭하다. D.935-1에서 피셔(Pearl GEMM CD 9216)가 템포를 빨리하여 흐름을 고조시킨 방법은 얼마나 멋진가? 우치다가 비교적 템포 변화를 아낀 D.935-4가 가장 좋게 들리는 것으로 보아, 템포를 비교적 바르게 유지하는 방법으로 해석했더라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귀에 거슬렸던 것으로, D.899-2, 899-3에서는 오른손에 나타나는 선율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도 반주가 몇 부분에서 너무 컸던 점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슈베르트의 선율을 '일부러 신경을 써서 들어야만 했다'. 이것을 '다른 해석'으로 생각하고 칭찬해야 한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D.935-1에서는 제 2주제가 나오기 전에 최강주(ff)로 정점에 도달하는데, 왜 이 앞에서 잠깐 멈추는 것일까? 한 마디로 이 연주를 요약하자면, '자연스러움이 많이 부족하게 들렸다'. '노래가 자연스럽게 줄줄 흘러나오는' 것으로 따지면, 피셔와 호로비츠의 녹음(Sony, 아쉽게도 전곡이 아니다)에 비할 바가 아니다. 디지탈 시대의 녹음을 찾는 분이라면 페라이어(Sony)나 쉬프(Decca), 루푸(Decca)가 이 녹음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 언급하고 지나가야 할 것이 내지 번역이다. 이런 번역은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 G♭장조를 F♭장조로 번역한 것은 오타로 봐 주더라도, G장조를 F장조라고 하고 '내림표 하나'라고 틀린 것에 맞춰 원문에 없는 주석까지 넣었다. 독자를 얼마나 혼동시킬지 알 만 하다.

>> 참고 ; '레코드 에러'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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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11th Ma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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