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즉흥곡집 ; 라두 루푸(p)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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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즉흥곡집 D.899, 935
  루푸(p)
  녹음 ; 1982
  Decca 460 975-2

Contributed in Auditorium, p.182, Aug. 1999
Partly Corrected on Apr. 2001

라두 루푸는 한때 같은 루마니아 태생인 리파티의 후계자로 크게 주목받았다. 단순히 고향이 같아서가 아니고, 근본적으로 서정주의를 기반으로 한 음악에 비슷한 점이 많아서였을 것이다. 내가 들어 봐도 그의 음악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점은 아름다운 음색과 - 요즘 피아니스트 중에서는 흔하지 않다 - 정서이지, 강한 힘이나 큰 스케일, 탄탄한 구성력 등의 단어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 음반은 그리그/슈만의 협주곡(Decca, 프레빈 지휘)과 함께 오래 전부터 루푸의 대표작으로 꼽히던 것이다.
이 음반의 느낌을 요약하면, '음색과 선율은 매우 아름다우나 힘과 드라마는 다소 모자란다'. D.899-1이나 D.935-1,4는 다소 문제점이 있다. 선율이 아름다운 곡이긴 하지만 폭발할 때에는 과감히 터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며, 다소 느린 템포 때문에 좀 늘어지는 느낌도 문제이다. 반면 그의 가벼운 터치로 경쾌한 해석을 시도한 D.935-3이나, 한 편의 리트를 듣는 듯한 D.899-3은 아주 훌륭하다. 다른 두 곡도 괜찮으며, 리파티의 맑은 터치에 비해 달콤한 편인 루푸의 음색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지만, 페라이어(Sony)와 함께 80년대의 대표적 연주로 꼽을 수 있다. 단, 이 둘 모두 피셔(EMI, 1938년)의 명연주와는 겨룰 수준이 못 됨을 부언하고 싶다.

이번 24bit/96kHz 재발매 음반은, 구반(Decca 411 711-2)과 비교하면 음량과 음색 면에서 다소 나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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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12th Ma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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