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피아노 작품집 ; 예뇌 얀도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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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소나타 b단조 S.178, 전설 S.175, 그레첸 S.513
  예뇌 얀도(Jenö Jandó, p)
  녹음; 1995년 9월
  Naxos 8.553594

Contributed in Auditorium, p.149, May 1998
Partly Corrected on May 2001

코르토는 이 곡이 괴테의 '파우스트'와 관계가 있다고 말했으며, 바그너 등 리스트의 동시대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주 후에 제시되는 강렬한 옥타브 주제는 파우스트를, 중간에 안단테 소스테누토로 나타나는 부드러운 주제는 그레첸, 푸가토 부분은 메피스토를 암시한다는 것이다. 이 곡은 단일 악장으로 각 부분은 중단 없이 연주되므로, 각 부분의 대비를 명확히 해 주는 것이 연주상의 포인트 중 하나로 생각한다.

   낙소스의 간판급 피아니스트인 얀도의 소나타 해석은 대체로 보아 상식적이고 무난한 방향을 택했다. 단 상식적인 해석의 위험성인 '자칫하면 곡이 지겨워질 수 있다'는 점을 이 음반은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으며, 내가 들은 6개의 녹음 중 템포가 가장 느려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솔직이 연주를 듣고 별 인상이 남지 않았다. 녹음이 좀 열악하더라도, 리히테르의 1965년 카네기 홀 실황(Philips 422 137-2, 레코드에는 1960년 부다페스트 실황으로 잘못 나와 있습니다)처럼 각 부분의 템포를 격렬하게 대비시켜 준 연주가 훨씬 바람직하며, 커즌의 1963년 녹음(Decca 452 306-2) 정도로 섬세하게 연마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하물며 호로비츠나 아라우, 아르헤리치 등의 잘 알려진 음반들은 비교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이 정도라면, 좋은 점수를 주기에는 좀 무리가 아닐까?
   리스트의 전형적인 묘사음악 중 하나이고, 가장 이해하기 쉬운 곡 중 하나일 '전설'은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와 '물 위를 걷는 파올라의 성 프란체스코'의 2곡인데,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와 파도의 묘사가 들을 만하다. 얀도의 연주 방향은 소나타와 유사하므로,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연주 시간이 거의 동일한 켐프의 녹음(DG 449 093-2)와 비교해 보면 매력이 많이 떨어지며, 2번만 녹음한 코르토(EMI; Pearl GEMM CD 9396)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코르토의 제자 맨샤트의 실황(APR 5550)처럼 과감하게 밀어붙인 개성이라도 있었으면 한다.
   이 음반이 그래도 완전한 실패가 아닌 것은, 파우스트 교향곡 2악장의 피아노 판이 들어 있으며 이 곡이 매우 듣기 편하기 때문이다. 전집 녹음에서는 항상 편차가 있게 마련인데, 이 낙소스의 전집 전체를 이렇게 평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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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11th Ma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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