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에 드뷔시 피아노곡집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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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
  전주곡 1집, 영상 1집,
  판화, 기쁨의 섬, 어린이 차지, 피아노를 위하여, 아라베스크 외
  장-베르나르 포미에(p)
  녹음; 1988, 90년
  Virgin VBD 5 61421 2(2CD)

Contributed in Audio & Records, p.209, Nov. 1998
Partly Corrected on May 2001

   이 버진 음반은 장-베르나르 포미에가 에라토로 옮기기 전에 녹음했다. 이 피아니스트의 소개는 쇼팽 왈츠 음반의 리뷰에서 대략 언급했으니 생략하고, 그의 연주에서 내가 문제로 지적한 점은 '템포 변화가 너무 빈번하다'는 것이었다. 템포 변화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푸르트뱅글러의 템포 변화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지만, 잘 들어맞을 때는 얼마나 듣는 사람의 얼을 빼놓는가). 바로 이 점이 그의 이번 드뷔시 재발매 음반에서도 드러난다.
   우선 '판화'부터 보면, 이 음악으로 표현된 섬세한 회화를 포미에는 대담하게 표현했다. 가장 분명하게 이 점을 알 수 있는 곡이 '그라나다의 밤'인데, 스페인 분위기를 다소 악보의 템포 지시를 어겨 가면서까지 강조했다. '탑'에서는 약간 덜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어린이 차지'에서는 유명한 '골리워그의 케이크워크'에서 다소 자의적인 리듬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 '피아노를 위하여'는 전반적으로 좋은데, 특히 사라방드의 분위기를 잘 포착했다. '렌토보다 느리게'는 첫 번째 CD 중 가장 듣기 좋으며, 다소 낭만성이 강한 이 소품과 포미에의 리듬이 잘 맞아 떨어진다. '아라베스크'는 유명한 1번은 다소 성급한 느낌이며, 여유가 있어 보이는 2번은 더 낫다. 내 생각에, 첫째 CD의 수록곡들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두 번째 CD는 전주곡과 영상 각 1집인데, 모두 찬반 양론이 있을 것 같다. 전주곡 중 몇 개에서 눈에 띄는 템포 변동은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다. 3번의 번개처럼 번쩍이는 양손 화음 부분에서 - 물론 기교적으로 어려운 부분이지만 - 속도가 느려진다든가, 7번의 앞쪽의 저음부에서 으르렁대는 듯한 부분에서 갑자기 느려진다든지, 10번의 첫 forte 부분에서 템포가 두 배 가까이 빨라지는 것, 12번의 다소 싫증까지 나는 루바토가 그 예이다. 전반적인 수준은 좋은 편인데도 이런 부분적인 문제점이 둘째 CD 전체의 인상을 깎은 감이 없지 않다.

이 음반의 인상을 요약하자면 '낭만주의의 시각으로 연주한 드뷔시'다. 특히 전주곡에서 그런 인상이 더 강하다. 첫째 음반의 소품들이 '메인 프로그램'인 전주곡보다 더 좋아서 이 음반이 살아난 감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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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16th Ma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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