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에의 쇼팽 왈츠집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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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왈츠집(전 19곡)
  장-베르나르 포미에(p)
  녹음; 1993년
  Erato 4509-92887-2

Contributed in Audio & Records, p.209, Nov. 1998
Partly Corrected on May 2001

장-베르나르 포미에는 1944년 프랑스 태생이다. 장-필립 콜라르가 죽고 미셸 베로프가 활동이 뜸한 지금, 장-이브 티보데 등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에라토에서 이미 베토벤 소나타 전집을 완성한 바 있는 중견급이다.

그의 이 쇼팽 연주는 결론부터 말하면, 중간 정도로 평하고 싶다. 전체적으로 기본 템포가 느리고, 한 곡 내에서는 템포의 변동이 꽤 심하다. 별로 연주되지 않는 15∼19번은 템포가 결코 느린 편은 아닌데, 잘 알려진 1∼14번은 내가 들어 본 7종의 음반 중 가장 느린 편이다. 비슷한 세대인 코치슈의 녹음(Philips 438 302-2)이 빠른 템포로 경쾌함을 강조한 것과는 거의 정반대의 해석이다. 해설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포미에는 쇼팽의 루바토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애정을 갖고, 그의 귀족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그 '애정' 때문인지 템포의 움직임이 꽤 빈번하다. 그의 느린 템포와 이런 투바토가 완전히 어색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100% 성공했다고도 말할 수 없는데, 너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내가 강조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의 루바토 감각이 귀족적이 아니어서가 아니고, 조금 더 절제했으면 훨씬 음악을 안정적으로 들을 수 있었을 것이라서 아쉽다. 나는 그래도 이 음반이 들을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그의 리듬 감각과 음색, 선율을 통제하는 실력은 어느 모로 보아도 보통 이상이기 때문이다.
굳이 대안을 들자면, 안정성의 측면으로는 아슈케나지(Decca 414 600-2)나 루빈슈타인(RCA), 즉흥성과 자유자재한 템포의 변동이라는 점에서는 프랑스와(EMI CZS 7 62569 2)의 음반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며, 젊고 활기 있는 표현으로는 앞의 코치슈 음반이 좋다.

내지 해설은 상당히 꼼꼼하고 좋은 편인데, 번역에서 Variants(변형)을 variation(변주곡)으로 해석하거나, 틀림없이 앙드레 지드(Andre Gide)일 것을 기드로 한다든지 하는 매끄럽지 못한 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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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12th Ma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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