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연습곡집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nglish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집 S.139, 3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S.144,
  2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S.145,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대 연습곡 S.140
  클라우디오 아라우(p, S.139,144,145), 니키타 마갈로프(p, S.140)
  Philips Duo DP 4737(456 339-2)

Contributed in Audio & Records, p.216, Dec. 1997
Partly Corrected on May 2001

리스트는 연습곡 작곡에서 쇼팽을 본보기로 삼았음이 분명하다. 그 중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물론 초절기교 연습곡 S.139인데, 이 곡은 여러 번 수정되면서 착상 이후 1851년 최종판이 출판되기까지 거의 25년이나 걸렸으며, 그에 걸맞는 피아노 연습곡의 명작이다. 그는 원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처럼 모든 조로 48곡을 작곡하려고 했으나, C장조에서 b♭단조까지의 12곡만 완성되었다.

하지만 명작임에도 불구하고 전곡 CD가 의외로 많지 않으며, 상당수의 곡을 녹음한 피아니스트도 드물다. 리스트의 제자며 피셔와 켐프의 스승이기도 한 마르틴 크라우제(Martin Krause)에게 배운 아라우의 이 녹음을 비롯하여, 볼레(Decca 414 601-2), 최근 리스트 전집을 완성해가는 하워드(Hyperion CDA66357), 베르만(Melodiya 74321 25180 2), 최근 방한했던 베레조프스키(Teldec) 등의 음반이 있다. 부분적으로 녹음된 음반으로는 1∼3,5,8,10,11번의 아슈케나지(성음 LP, SD RD 379)와 리히테르의 소피아 실황(5,11번, Philips 420 774-2)이 주목할 만 하다. 아라우의 이 1974,76년 녹음은, 음색에 중점을 둔 볼레와 아슈케나지, 뛰어난 기교를 이용한 속도감이 돋보이는 베르만, 아라우와 아슈케나지의 중간이라 할 하워드의 연주에 비해서 특히 단정함이 두드러진다. 기술적으로도 거의 문제는 없지만, 5번 '도깨비 불'의 연주는 좀 템포가 느려서 더 빨리 질주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리히테르의 소피아 실황은 기교, 추진력 및 힘에서는 거의 완벽한 수준이지만 모노랄로 음질이 처지는 데다가 곡이 '도깨비 불'과 '저녁의 선율'의 두 곡 뿐이라 전곡이 아닌 점이 못내 아쉽다. 전반적으로 악보의 재현에 중점을 둔 인상을 받을 정도로 단정한 연주로 아라우의 개성이 부각되지 못한 느낌이 아쉽지만, '리스트의 곡을 연주할 때는 기교를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아라우의 말처럼 음악이 수월하며, 위에 열거한 전곡반 중에서 가장 표준적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음반은 연주회용 연습곡집 및 파가니니 연습곡으로 초절기교 연습곡보다도 더 구하기가 힘들다. 아라우의 연주의 특성은 초절기교 연습곡 때와 유사하며, 마갈로프의 S.140은 아라우보다도 더 개성이 부각되지 않은 것 같다.

이 음반은 리스트의 연습곡들을 모아 놓은 좋은 기획으로, 최근 수입된 루바츠키테의 S.140,144,145 음반(Lyrinx LYR 156)보다 가격에서 매력적이지만, 듀오 음반의 한계인 너무 간략한 내지 해설의 문제는 여전하다.

Music Home

Good performances

Review lists

English

Created ; 10th May 200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