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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법(3) ; 평균율

Written by Youngrok LEE

평균율

   지금까지의 경로를 다 따라오신 분이라면, '울림의 순수성을 유지하면서 자유로운 조옮김이 가능한 조율법이 대체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으셨을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 두 요구는 서로 상충되며 -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연상시킵니다 - 한 쪽에 중심을 두면 다른 쪽이 불만족스러워집니다. 어차피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데, '자유로운 조옮김'을 강조하여 옥타브 내의 12개의 음 사이의 간격을 철저히 일치시킨 것이 바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평균율, 정확히 말하자면 12등분 평균율입니다.1)
   12
등분 평균율의 이론 자체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옥타브의 진동수 비가 2이므로, 반음 사이의 진동수 비율을 같게 맞추려면 반음 올라갈 때마다 21/12(=1.05946)를 계속 곱하기만 하면 됩니다. [21/12]12=2이므로, 반음 12개가 반복되면 정확히 2(옥타브)가 되는 방식입니다. 이 이론 자체는 16세기에도 있었다고 하는데, 평균율로 조율하려면 21/12를 정확히 계산해야 하므로, 역학 문제의 해석으로 유명한 시몬 스테빈(Simon Stevin)159621/12의 값을 계산해 내기 전까지는 실제적으로 평균율의 사용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그 후 17세기 초에 로그(logarithm)가 발명되면서 이 값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고, 수학 분야에서 지금과 같은 '학회'의 창시자로 유명한 마랭 메르센느(Marin Mersenne)가 이 방법으로 악기를 조율하는 실제적인 방법을 1636년 최초로 언급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평균율이 중요하게 부각된 것은 이론가 베르크마이스터(Werkmeister)1691, 1697, 1707년에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뒤부터라고 일반적으로 보고 있으며, 대부분의 건반악기 조율에 평균율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아무리 빨라도 18세기 후반으로 보아야 합니다2). 역사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줄이고, A=440으로 맞춘 평균율의 음과, 여기서 계산한 C음을 기초로 한 순정률의 진동수를 비교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C C# D D# E F F# G G# A A# B
진동수 비율 2-9/12 2-8/12 2-7/12 2-6/12 2-5/12 2-4/12 2-3/12 2-2/12 2-1/12 1 21/12 22/12
평균율 진동수(A=440) 261.63 278.44 293.66 311.13 329.63 349.23 369.99 392.00 415.30 440 466.16 493.88
C조의 순정률 진동수 261.63   294.33   327.04 348.84   392.45   436.05   490.56

   위에서 보시는 것처럼 C장조의 순정률 음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이는 어쩔 수 없습니다. 계산 방식이 2의 거듭제곱근에 기초하기 때문에, 정수의 비율을 근거한 순정률과는 애초에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도 장 2(D)와 완전 5(G)는 순정률과 상당히 잘 맞는데, 조성의 확정에 중요한 장 3도가 0.8%(0.137 반음, 13.65센트), 6(=3)0.9%(0.156 반음, 15.61센트), 이끔음인 B음은 0.7%(0.117반음, 11.7센트)가 높게 조율됩니다. /3도가 약간 높게 조율되기 때문에 울림이 약간 흐려지는데, 오히려 실제 조율할 때는 이 순정률 음정과 차이가 나는 것을 이용하여 조율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이용합니다3).
   
그러면, 평균율의 장점을 대충 검토해 보겠습니다.

  1. 5도나 3도를 반복할 때 생기는 오차(코마)가 전혀 없다. 모든 음정을 기준음에 2N/12(N=정수) 곱하거나 나누어 정의하기 때문에, 음정의 반복이 지수의 덧셈과 뺄셈으로 옮겨지므로 오차가 생길 수가 없다. 가령, 완전 5도를 12번 반복하면 (27/12)12=27이 되어, 정확하게 7옥타브 위가 된다. 3도도 마찬가지이므로, 코마 문제는 완전히 사라진다.

  2. '딴이름한소리'들이 완전히 동일하게 정의된다. , G#A♭는 완전히 같은 진동수므로, 건반악기 조율에서 검은 건반을 완벽하게 맞출 수 있다.

  3. 어떤 장 3화음도 진동수비는 밑음에 대해서 24/12, 27/12로 같아서 변화음을 아무리 많이 사용하더라도 울림이 기본조에 비해 흐려지는 문제가 전혀 없다. , 조옮김 및 반음계의 사용이 완전히 자유롭다.

   약점이라면, 앞에서 말했듯이 3도가 약간 흐리게 들리는 점과 '이끔음'의 문제입니다. 첫 글에서 설명드렸듯이, 엄격히 말해서 G#음과 A♭음을 비교하면 G#A, A♭는 G음에 가깝습니다(. A♭가 G#음보다 낮습니다). 이 편이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현악기/관악기에서는 연주가들이 조절할 수 있지만, 평균율로 조율한 건반악기에서는 이런 조절이 불가능하죠. 하지만 조옮김을 자유스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에 비하면, 이 정도의 문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조성과 반음계적 화성이 진보하면서 건반악기의 조율이 평균율 쪽으로 옮아갔다는 사실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순정율이나 중전음률은 각 조마다 미묘하게 울림의 차이가 생기는 데 반해 평균율은 모든 조의 음계에서 진동수 비율이 완전히 똑같으므로 울림의 차이가 전혀 없죠. , 평균율은 각 조성의 독특한 성격을 없애 버리는 부작용이 있습니다.4) 이 점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현대 피아노의 배음이 많은 풍부한 음색은 평균율의 문제점을 많이 가려 줍니다. 3도가 약간 흐린 문제도(, 맥놀이가 생기는 문제도) 이 때문에 큰 결점으로 들리지 않죠.

   어쨌건, 현대 오케스트라는 현악기(피타고라스 조율), 목관악기(기본적으로 평균율 조율이지만 연주가의 기술로 어느 정도 음정 조절이 가능합니다. '랩소디 인 블루'의 첫 부분 클라리넷의 독주를 들으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금관악기(자유 배음)의 세 조율 형태가 모두 섞여 있습니다. 여기에 피아노 협연이라도 하면, 완전 평균율까지 정말 가지가지 조율 형태가 모두 합주하게 됩니다. 피아노야 어차피 음정 변화가 불가능하니 나머지 세 악기군이 맞춰 줘야 하는데5), 서스튼 다트의 말처럼 좀 서툰 관현악단의 연주회에서는 "조화되지 않는 화음을 자주 들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을 만 하죠. 저는 전에 플룻도 불었는데, 아무리 잘 맞추려고 해도 현악기 주자들과 피치가 일치하지 않아서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피치는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 조절해야 함을 나중에야 깨달았죠). 이런 이유였다는 것을 몰랐으니... ^^

[ 주 ]

  1. 12등분 평균율이 가장 널리 쓰이지만, 가장 울림이 잘 맞는 평균율은 53등분 평균율이라고 하네요. 옥타브를 53 간격으로 균등하게 나눠서 적절히 11개의 반음을 배치한 방법입니다. 물론, 12등분 평균율의 편리함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했지만...
  2.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은 어떻게 된 것이냐고 질문하시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Wohltemperiete Clavier, Well-tempered Clavier, 줄여서 WTC)'은 단어에서 보시듯이 '평균율'을 의미하지 않고, 다만 '잘 조율된 클라비어(건반악기의 통칭)'일 뿐입니다. '평균율'로 쓴 것은 일본의 번역을 갖다 쓴 것이죠. 바흐는 최소한 평균율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썼다 하더라도 기존 방법들과 절충했다는 것이 요즘의 일반적인 설입니다(요즘의 피아노 조율 방식인 100% 12등분 평균율은 사용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 때는 아직 평균율이 널리 통용되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바흐를 알던 사람들이 말하는 바흐의 조율 방식이 평균율과 다르다는 점이 증거라고 하네요. 따라서, 요즘 나오는 WTC의 녹음은 평균율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3. 피아노 조율사들이 5도를 조율할 때 맥놀이(beat) 숫자를 세더군요. 크기가 같고 진동수 차이가 나는 두 음이 겹쳐졌을 때, 진동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으면 소리의 크기(진폭)가 변하는 주기는 진동수 차이와 일치합니다. 피아노의 완전 5도를 같은 세기로 동시에 울렸을 때, 맥놀이가 전혀 없으면 피타고라스 조율이고 가장 잘 어울리는 방법이지만(이게 현악기 조율 방식이죠) 피아노를 피타고라스 식으로 조율할 수는 없죠. 따라서 다소 소리가 '왕왕거려야(조율사의 말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합니다. 요즘은 전자식 조율기를 쓰는 수가 많으니, 이 방법도 낡아 간다고 해야 하겠죠. 사실, 옥타브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맥놀이 숫자를 세 가면서 정확하게 평균율에 따라 조율한다는 것은 꽤나 경험이 필요하고 귀찮은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4. 작곡가들도 이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바흐의 b단조, 베토벤의 c단조와 같이 특정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을 때 즐겨 쓰는 조성이 있죠. 림스키-코르사코프는 "A장조는 기쁨을 나타내는 데 적합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모차르트도 유혹이나 달콤함 등을 표현하고 싶을 때 A장조를 즐겼습니다(오페라 '돈 조반니'중 돈 조반니가 체를리나를 유혹할 때 부르는 유명한 세레나데의 조성이 A장조입니다). 물론, 오케스트라 조율은 평균율이 아니므로 '조의 성격'이 효과가 있지만, 현대 피아노에서는 전연 의미가 없다는 말입니다. 피아노가 평균율 조율을 선택하면서, 즉 합리적인 조옮김 방식을 선택하면서 조의 성격과 완전히 맞는 울림을 포기한 셈입니다.
  5. 피아노가 다른 악기, 특히 피타고라스 조율을 사용하는 현악기와 합주할 때 음이 다소 거슬리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신경을 쓰는 문제입니다. 지금까지도 피아노의 새로운 조율법을 제안하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

Links

  1. The Carey Beebe Harpsichord Australia ; 건반악기의 여러 조율법을 대단히 자세히 소개
  2. 피아노 조율에서 '맥놀이'의 활용법을 자세히 알려 주는 페이지가 의외로 적다. 요즘에는 진동수를 자동으로 판별해 주는 기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조율을 하기 때문에 사실 의미가 많이 없어졌다.
  3. Wikipedia - Musical temperament; 기본적인 조율법들 소개(물론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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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2007~, 이영록 ; 링크는 자유지만, 인용하시려면 우선 제게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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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10th Ju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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