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법(2)
; 순정률, 중전음률
Written
by Youngrok LEE
화성
배음열
앞
페이지에서 보셨겠지만, 피타고라스
음률의 약점을 다시 말하자면 첫째 항상
따라다니는 1/4 반음
오차(소위 '피타고라스 코마'), 둘째 건반악기 조율의
문제, 세째 완전 5도는 잘 맞지만 장 3도가 잘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소위 '디뒤모스 코마'). 중세까지는 주로 5도를 중심으로 음악이
구성되었기 때문에 이런 약점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그 때는
3도도 불협화 음정(안어울림 음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피타고라스 조율에서는 장
3도가 울림이 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세부터 3도를 빈번히 사용하기
시작하자, 당연히
피타고라스 조율법을 수정할 필요가
생겼죠. 피타고라스
조율법은 기본음과 제 2, 3 배음의
관계만을 사용하여 12개의
음 전체를 조율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당연히 다른 음들의 진동수 비율이 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3도도
울림이 좋은 다른 조율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기반은
다음의 '화성 배음열(harmonic overtone series)'로
이해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먼저 아래 악보의 낮은 C음을 1번으로
표시하고, 진동수가 2,3,4,5,6....16배까지 되는
음을 찾아보면 아래 악보의 2~16번의
음입니다. 검게 칠한
음표와 그렇지 않은 음표가 있는데, 평균율과 차이가 많은
음을 검게 표시했습니다.1)

위에서
보듯이, 기준음 C에 비해 완전 5도인
G음은 3/2,
장 3도인 E음은 5/4, 단
3도의 거리는 6/5의 진동수비임을 알 수
있습니다(G음과 E음이 단 3도이므로, 여기서 6/5의
비율임을 알 수 있죠). 이
관계에서 다음에 설명드릴 순정률이
출발합니다.
이 화성 배음열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관악기(목관이나 금관을 막론하고)의 발음과 운지법을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대해 뒤에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순정률
중세에
들어와 3도를 사용하자, 3도의 '디뒤모스
코마'를 피하기 위해서
순정률이라는 조율법이 나타났습니다. 기본 원리는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기준음에 대해 5도는 피타고라스
조율과 같이 3/2의
비율로, 3도를 위
화성 배음열에서 보듯이 5/4의 비율로 조율한다(물론 옥타브는 2배입니다).
주요 3화음(계이름 도-미-솔의
으뜸화음, 파-라-도의
버금딸림화음, 솔-시-레의
딸림화)을 각각 1번의 기준으로
조율한다. 7개의
주요 음계음(계이름
도-레-미-파-솔-라-시)을
이 방법으로 확정한다.
이
원칙을 잘 보시면, 기준이
되는 조성을 유지할 때는 이 화음이 매우
잘 울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조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주요 3화음(으뜸, 버금딸림, 딸림)이
모두 가장 아름답게 들리는 방법을
택했으니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만능이 아님을
다음 표에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표는 알기 쉽게 하기
위해 C를 기준으로
시작했는데, C음의
진동수는 12 평균율에서
A=440일 때의 진동수를
택했습니다. 조율
순서는 C→E & G, G→B
& D, C→F→A의
방식입니다.
| 음 |
C |
E |
G |
B |
D |
F |
A |
| 진동수 비율 |
1 |
5/4 |
3/2 |
(3/2)×(5/4) |
(3/2)2 |
(2/3) |
(2/3)×(5/4) |
| (옥타브
맞추기) |
- |
- |
- |
- |
1/2 |
2 |
2 |
| 진동수 |
261.63 |
327.04 |
392.45 |
490.56 |
294.33 |
348.84 |
436.05 |
조율
순서가 위와 같으므로, 당연히
C장조의 3화음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문제도 많습니다.
D와 A음의 음정을
검토하면 완전 5도에서 벗어난다. 위
표에서 [(2/3)×(5/4)×2]/[(3/2)2×1/2]=40/27(약
1.481)인데, 완전 5도의
비율인 3/2(1.500)와
다르다. 즉, 순정율에서는
기준음보다 온음 위(장
2도 위)의 3화음이
맞지 않는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
F#와 G♭등 딴이름한소리(enharmonic)가 같은 음이
아니다. 위 표를
기준으로, D음에서
계산한 F#음과 F→B♭→G♭로 찾은 G♭음을 비교해 보자. F#는 (3/2)2×1/2×5/4
= 45/32의 비율이지만, G♭는 (4/3)2×4/5=
64/45로 F#음과
차이가 상당히 크다2).
결정적으로,
장/단 3도를 반복하여 얻은 C음이 정확하지
않다는 새로운 문제가 등장한다3).
결론적으로 순정율은 기본
조성을 유지하는 한 아주 잘 어울리나, 조바꿈을 하면 당장
울림이 흐려져 불리한 조율법입니다.
중전음률(meantone
temperament)
순정률의
문제는 전조의 곤란함과 장 2도
위의 3화음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타고라스 조율법의 '디뒤모스 코마'를 피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여럿 제안되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중전음률(중음률이라고도 함)인데, P.아론(P.Aron)의 'Toscanello
in Musica'라는 1523년의
논문에서 틀이 잡혔다고 합니다. 기본 개념은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5도를
3/2로 취하지 않고, 디뒤모스 코마의 1/3만큼 간격을 좁혀 5도를 잡는다4).
3도는
순정률과 같은 방법으로 취한다.
이
말에 좀 불명확한 점은 있습니다만,
대략적으로 계산하면 5도의
비율은 3/2가 아니고 287/192(=1.495)가 됩니다4). 5도를 이렇게 잡으면, 디뒤모스 코마의 문제가
상당히 해결됩니다. 5도가
287/192이므로, 5도를 반복할 경우 장 3도의 비율은 (287/192)4×(1/2)2=~1.248
이 되어 피타고라스 조율법의 (3/2)4×(1/2)2=~1.266에
비해 훨씬 5/4(=1.25)에
가까우며, 완전 5도에서 이 정도의 어긋남은
'봐 줄 만'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표에서 중전음률과 순정률의 진동수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기준은
C음입니다.
| 음 |
C |
E |
G |
B |
D |
F |
A |
| 진동수 비율 |
1 |
5/4 |
287/192 |
(287/192)×(5/4) |
(287/192)2 |
192/287 |
(192/287)×(5/4) |
| (옥타브
맞추기) |
- |
- |
- |
- |
1/2 |
2 |
2 |
| 중전음률 진동수 |
261.63 |
327.04 |
391.08 |
488.85 |
292.29 |
350.06 |
437.57 |
| 순정률 진동수 |
261.63 |
327.04 |
392.45 |
490.56 |
294.33 |
348.84 |
436.05 |
E음은
양편이 조율 방식이 같으니 완전히
일치하나, 다른 음들은
약간씩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순정률의
큰 문제였던 D-A의 음정비는
(192/287)×(5/4)×2/[(287/192)2×1/2]=(192/287)3×5=~1.497로, 완전 5도로
정했던 1.495와 거의
차이가 없으므로, 무리
없이 D음 위의 3화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타 반음까지
포함시키더라도, 이
온음계음을 기준으로 장 3도음들이
정확하게 순정률과 일치합니다. 한 예로,
D-F#, E♭-G등이
모두 5/4의 비율을
정확히 지키고 있으며, 이것은
어느 정도는 조바꿈을
하더라도 순정률보다는 좋은 울림을 들을
수 있는 원인입니다. 따라서
이 방법은 17~18세기에
건반악기의 조율법으로 상당히 많이
쓰였다고 합니다.
이런 중전음률들은 5도를 어떻게 좁히느냐에
따라 - 위의 예는 1/3만큼 좁힌 것입니다 - 몇 가지로 세분할 수
있는데, 자세한 점은
저도 잘 모르니 생략하죠.
하지만 이 중전음률도
역시 만능은 아닙니다. 어떤
방법을 취하건 순정률의 큰 문제인 '3도 반복 오차'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5).
이 문제는 역시 변화음의 자유로운
사용에 제약을 주므로, 중전음률도
건반악기의 오랜 숙원이던 '자유로운
조옮김'을
해결했다고는 볼 수가 없죠. 이
문제의 완전한 해결은 12 평균율이
등장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6).
[ 주 ]
- 평균율과 완전히
일치하는 음은 기본음의 옥타브 위,
즉 2,4,8,16배음 뿐입니다. 나머지는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평균율 항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5도는 비교적
비슷하나 3도는 차이가 큽니다.
여기서 검게 표시한 음은 '특히
차이가 큰 음'이며, 제 7 배음인 B♭는
실제로 A와 B♭의 중간에 가깝습니다.
이 음이 낮다는 사실은 금관악기를
연주할 때 상당히 중요합니다.
- 여기 제시한 것은 '딴이름한소리음이
차가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기 위해
계산만 해 본 것이며, 실제 순정률
음이 이런지는 저는 모른다는 점을
감안해 주십시오. -.-
- 장 3도를 3번 반복하면
한 옥타브가 되는데, (5/4)3=125/64
로 정확한 옥타브보다 3/64나
모자라며, 이는 약 0.41 반음(41.06센트)이나
됩니다. E-G 음정에서 보면 단 3도는
6/5의 비율인데, 단 3도를 4번
반복하면 한 옥타브가 됩니다. 위와
같이 계산하면 (6/5)4=1296/625로,
오차가 46/625로 자그마치 0.63 반음(62.57
센트)이나 됩니다. 오차가 0.5 반음이
넘으므로, 이 정도면 누구의 귀에도
도저히 제대로 된 음정으로는 들리지
않겠죠.
이 두 오차는, 순정률의
방법으로 정의한 장/단 3도가 2의
거듭제곱근과 다르다는 문제에서
파생됩니다. #와 ♭등이 붙은
변화음을 정의하려면 장/단 3도를
반복해야 하는데, 이 오차가 점차
쌓여 음정이 자꾸 흐려집니다.
이러니, 아무래도 #와 ♭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조옮김은 순정률에서는
무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 이 부분의 내용은
세광음악출판사의 '음악용어사전(1986)'에서
인용했습니다. '1/3만큼 좁힌다'는
것이 디뒤모스의 코마 21.51센트에서
1/3만큼 좁힌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분수 계산으로 좁히는 것인지
약간 불명확하지만, 일단 단순히
분수 계산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피타고라스 조율과 순정률의 장 3도
차이는 (3/2)4×(1/2)2-
5/4 = 1/64 이므로, 위의 원칙에 따라
계산하면 (3/2)4×(1/2)2-
1/192 = 287/192가 됩니다.
위 방식은 소위 '1/3
콤마 중전음률(third comma meantone)인데,
'1/4 콤마 중전음률(quarter comma meantone)'을
비롯하여 '좁히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장 3도는 순정률과
마찬가지니 문제가 해결됐을 리가
없고, 단 3도의 음정비가 (287/192)/(5/4)이므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오차가
약 0.38 반음(38.48 센트)이나 됩니다.
순정률에서 보인 0.63반음보다야 훨씬
낫지만, 오차가 꽤 크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죠.
- 이 외에 평균율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더 여러
조율법들이 있었습니다. 단, 제가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더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음향학
서적들을 참고하시기를 권합니다.
 
(c) 2007~, 이영록 ; 링크는 자유지만,
인용하시려면 우선 제게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Created ; 10th Ju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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