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슈; 슈베르트 즉흥곡집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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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즉흥곡 D.899 & 935
  알레그레토 D.915, 3개의 피아노 소품(즉흥곡) D.946
  녹음; 1996, 97
  DG 5370(457 550-2, 2 CDs)

Contributed in Audio & Records, p.143, Mar. 1998
Partly Corrected on Oct. 2001

   피레슈는 전부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전집(Denon)및 협주곡(Erato)으로 모차르트에 이미 정평이 있었는데, DG로 이적하여 모차르트 소나타의 재녹음 외에 뒤메이와 콤비로 브람스, 그리그, 프랑크 등의 실내악을 녹음하는 등 음반 레파토리를 적극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이 음반은 고(故)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에게 헌정되었으며, 피레슈 자신의 아이디어에 따라 그녀가 야외에서 찍은 사진과, 음악과는 다소 상관없는 듯한 글이 내지에 실려 있어서 재미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음반은 'main program'인 8곡의 즉흥곡보다 D.915와 D.946이 더 매력적이다. 내 의견으로는, 슈베르트는 낭만적 성향이 두드러진 곡들이 유명하긴 하나 어디까지나 그 정신은 빈 고전파에 머물러 있다. 오히려 형식적으로는 만년의 베토벤보다도 더 보수적인 느낌이 날 정도다. 실제로 내가 이 음반의 수록곡을 너무 낭만적으로 연주하는 것을 들을 때면 균형이 깨지는 느낌을 받는다. 호로비츠 같은 전형적인 낭만주의자라도 이 레파토리에서 표현을 지극히 아끼는 것은 그런 이유라고 생각한다. 피레슈는 즉흥곡 8곡에서 너무 표현을 많이 해서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 많이 보이는 템포의 국소적인 변동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 전체적인 흐름과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이는 박자의 변형(D.935-1, 약 2:50), 지나치다고 내가 느끼는 리듬의 반복적인 변형(D.899-2의 트리오와 D.935-4)등이 그 예인데, 아무래도 슈베르트의 '낭만성'을 너무 의식하지 않았나 싶다. 그녀의 녹음 레파토리에 비춰, 이 곡의 고전적 면과 낭만성을 어떻게 조화시켜 줄까를 기대했던 내게는 다소 뜻밖이었다. 전반적으로 템포가 너무 느린 점도 맘에 걸린다.
   반면에 알레그레토 D.915와 3개의 피아노 소품(즉흥곡) D.946은 훨씬 좋은 평을 줄 수 있다. '지나친 낭만 편향'이 덜하며, 적당히 기복과 생동감을 갖춰 좋은 음질과 함께 감이 오래 남는다.

이 음반의 제목은 'Le Voyage Magnifique(장엄한 여행)'인데, 나는 여기에 'a D.915 et D.946'이라고 덧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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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8th Oct.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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