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의 슈베르트 가곡 편곡 음반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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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리스트
  송어, 백조의 노래(피아노 편곡)
  프레데릭 츄(p)
  Harmonia Mundi HMU 907239

Contributed to Audio & Records, p.204, Mar. 1999
Partly Corrected on May 2001

리스트가 바그너, 베르디 등의 오페라 작품을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한 '오페라 패러프레이즈'는 상당히 알려져 있지만, 슈베르트의 가곡들을 편곡한 것은 - 최소한 음반 숫자에서 따지면 - 그리 인기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음악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리스트의 편곡은 상당히 자유스럽다. 단순히 성부를 피아노에 옮겨 놓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고, 곡에 있는 극적 성격을 피아노의 능력을 동원하여 강조했다. 하지만 요즘 감각으로 보면 너무 낭만파적 경향으로 과장되었다는 느낌도 나는데, 이래서 인기가 많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편곡의 총 숫자는 상당히 많은데, 슈베르트 편곡만 모아 놓은 CD는 하워드의 장대한 피아노곡 전집(Hyperion) 속에 포함된 것과 볼레의 선집(Decca 414 575-2), 그리고 이 음반 정도를 구할 수 있는 정도이다. 이 츄 음반의 느낌을 간단히 요약하면 '기교와 확고함에서는 성공, 낭만파적인 화려함에서는 떨어짐'이다. 이 편곡이 기교만을 강조한 곡은 아니지만 리스트 편곡의 통례답게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데, 츄의 연주에서는 기술적인 문제는 그다지 보이지 않으며, 원곡의 성악 성부도 여유있게 잘 살려 주었다. 단 내가 이 이상의 호평을 유보하는 이유라면, 이 낭만적인 성격의 편곡을 재미있게 듣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양념인 피아노 음색의 화려함과 낭만적인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앨범과 겹치는 곡이 2곡 뿐이라 직접 비교는 다소 곤란하겠지만, 볼레의 선집에는 바로 츄의 연주에 빠진 '매력'이 있다. 볼레의 피아노가 기교적으로는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그의 선집을 매력 있게 만든 요인은 바로 그의 음색과 리듬 감각 때문이다. 하워드의 음반은 1장 단위로는 사기 힘든 이유 외에, (듣지는 못했으나) 초절기교 연습곡의 스타일로 보면 매력은 아무래도 볼레보다는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결국, '백조의 노래' 편곡을 꼭 들어야겠다는 이유가 없다면 아직도 내 추천은 볼레의 선집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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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10th Ma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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