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카스키 잘츠부르크 리사이틀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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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 체르카스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1968.8.3(live)
  바흐; 파르티타 6번 e단조, BWV.830
  브람스; 소나타 3번 f단조, op.5
  쇼팽; 전주곡집, op.28
  베넷; 5개의 연습곡
  리스트; 폴로네즈 2번 E장조
  Orfeo C 431 962 1(2CD)

Contributed in Auditorium, p.143, Sep. 1998
Partly Corrected on Apr. 2001

   슈라 체르카스키(1911∼95)는 분명 만만치 않은 20세기 후반 건반의 비르투오조였지만, 이상하게도 우리 나라에서는 크게 주목받은 적이 없었다. 음반이 메이저에서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은 탓이 클 텐데, 라이선스 LP 시대에는 카라얀과 녹음한 리스트 '헝가리 환상곡'(DG)밖에 없던 것 같다. 최근에는 Nimbus, DG, Decca 등에서 약간씩 발매해서 좀 나아졌지만, 비슷한 나이의 다른 거장들에 비하면 아직도 그의 레코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실황녹음은 1968년 잘츠부르크 실황이다. 만년의 Decca 연주들을 보면 여전히 음색은 아름답다 하더라도 기계적인 기술 자체는 많이 쇠퇴했고 템포도 많이 느려졌는데 비해, 이 음반은 훨씬 기술이 깔끔하다. 낭만적이지만 최소한의 양식을 유지한 바흐도 들을 만 하지만, 이 음반의 어떤 곡보다도 쇼팽의 전주곡집이 가장 듣기 좋다. 이 때부터 체르카스키는 템포를 점차 늦게 잡기 시작한 모양으로, 상당히 느린 템포이지만 매우 아름다운 울림 때문에 결코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반면에 브람스 소나타 3번처럼 아주 견고한 구축이 필요한 곡에서는 좀 이완된 느낌이 드는 점은, 인터뷰에서 '프레이징... 특별히 신경 안 쓴다'고 대답했다던 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생각한다. 아마, 호로비츠가 이 곡을 연주했다면 이 음반과 스타일이 다소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이 음반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자연스러움'이며, 엄하게 쌓아 올린 구축성을 찾는다면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녹음은 울림이 약간 덜한 점을 빼면 거의 60년대의 스튜디오 수준인데, 단 하나 모노랄이란 점이 아쉽지만, 피아노의 울림을 듣는 데는 전혀 이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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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24th Apr.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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