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크로코스모스; 코치슈(Philips) -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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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토크
  미크로코스모스(전 153곡)
  졸탄 코치슈(p)
  Philips 462 381 2(2CD)

Contributed in Auditorium, p.182, Jun. 1999
Partly Corrected on Apr. 2001

바르토크는 이 작품을 재혼하여 얻은 아들 페테르를 위해 1926년부터 쓰기 시작하여 1939년에 마쳤다. 페테르는 곡이 어려워지는 속도가 자신의 피아노 실력이 느는 것보다 훨씬 빨랐다고 했는데, 이 작품집이 본래의 목적에는 실패했을지는(?) 몰라도 피아노 학습자에게는 20세기의 귀중한 문헌임에 틀림없으며, 작곡자 자신이 리사이틀에서 55회나 프로그램에 넣은 것을 보더라도 단순히 연습곡으로 머물지 않는 곡이다.

Sony에서는 바르토크 자신의 31곡 발췌녹음(1940년)이 발매되어 있다. 이 녹음은 그의 음악에서 연상되는 '박력과 야성미'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많은 곡들이 여유 있고 편하게 들리며, 페달 사용이 많고 음색도 아름다워 낭만적으로까지 들리기 때문이다. 반면에 그의 친한 제자였고, 이 곡집 전곡의 세계 초연자이기도 한 샹도르의 연주(Sony, 1955년)는 전체적으로 템포가 상당히 빠르며, 곡집 전체의 연주 시간이 코치슈보다 약 15분 짧고 작곡자의 연주보다도 대부분 빠르다. 상쾌한 힘과 추진력을 강조했는데, 직계 제자의 해석이 스승과 상당히 다르게 들리는 점은 다소 뜻밖이다.
코치슈의 이번 신보는 내지가 상당히 충실한데, 내지 해설에 바르토크의 메트로놈 숫자와 연주 시간 지시를 존중해야 한다는 언급이 있는 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연주는 샹도르보다 작곡자에 가깝다. 코치슈의 연주는 작곡자처럼 낭만적으로 들리지는 않지만 샹도르보다 더 선율적이고 부드럽다. 초기 작품들도 결코 기계적으로 연주하지 않았으며, 짧은 곡들을 신경 써서 다룬 성실함이 돋보인다. 이 음반의 또다른 매력은, 피아노 독주 버젼으로만 녹음되는 일이 많은, 노래가 붙은 곡들과 2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도 이 편성대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회가 있다면 샹도르의 신반(Sony)과 숄샤니의 녹음(EMI)도 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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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2nd Ma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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