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테르 슈베르트 소나타 16,17번; 이영록의 음악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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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a단조 D.845, 17번 D장조 D.850
리히테르(p)

녹음; 1956년 8월(D.850), 1957년 3월(D.845)
Melodiya 74321 29463 2

Contributed in Auditorium, p.158, May 1998
Partly Corrected on Apr. 2001

리히테르는 슈만의 명수일 뿐 아니라, 슈베르트 소나타의 녹음에서는 개척자이기도 했다. 모노랄 시대의 이 녹음에서 시작하여, 1962년의 13번 D.664의 녹음(EMI)은 유명하다. 그의 소나타 녹음 기록은 내가 아는 것만 9, 11, 13∼17, 19, 21번의 9곡인데, 근래까지만 해도 이 정도로 녹음을 한 사람은 거장급 중에서는 켐프와 브렌델 외에는 없었다. 요즘에는 쉬프 등이 적극적으로 녹음하여 녹음 수가 많이 늘어났지만, SP시대에 본격적으로 처음 녹음한 슈나벨과 함께 리히테르의 공을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1950년대 중반의 이 녹음은 슈베르트의 고전적, 남성적인 면을 부각시킨 연주이다. 16번은 해석에 따라 매우 낭만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데, 루푸(Decca 417 640-2)는 이런 면을 대표한다. 리히테르의 이 녹음은 젊을 때의 그의 연주가 으례 그렇듯이 강약의 폭을 매우 크게 잡고, 페달의 사용을 절약하며 정확한 리듬을 구사했는데, 이에 비하면 브렌델의 87년 신녹음(Philips 422 075-2) 마저도 약간 낭만적으로 들릴 정도이다. 17번은 활기 있는 악상이 지배적인데, 리히테르는 아주 적극적으로 힘을 사용하여 추진력 있는 당당한 곡으로 다듬었으며, 특히 1악장에서는 이런 느낌이 현저하다. 이 해석은 매우 잘 어울리는데, 좀 약한 느낌의 쉬프(Decca 440 306-2)에 비교하면 명백하다. 이 곡에는 마찬가지로 당당한 해석을 들려준 길렐스(RCA 09026-61614-2)나 미묘한 명암의 차이가 돋보이는 커즌(Decca 443 570-2)등 좋은 낱장도 꽤 많은데, 이 녹음은 이 중에서도 충분히 자신만의 위치를 주장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16번보다는 17번에 좀 더 호감이 간다. 녹음은 다소 낡기는 했지만, 자세한 감상에도 별로 부족하지 않은, 이 시리즈의 평균적인 음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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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d ; 7th Apr.,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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